오늘 폼페이 유물전 관람을 가는데 마침 조선일보에 올라 온 기사가 있어서 올려보고 관람 한 후기는 기사 뒤에 올려본다. 휴일이라 그런지 많은 분들이 오셔서 관람하느라 대기 시간이 길었지만 그래도 유익한 유물전을 보게 된것에 만족한다.
담벼락 벽화, 괴테가 반한 청동등잔----2000년전 폼페이로 시간 여행
<조선일보 2024.2.17>
<한·이탈리아 수교 140주년 기념 '폼페이 유물전: 그대, 그곳에 있었다'에선 조각상과 프레스코 벽화 등 작품들을 더 가까이에서 입체적으로 감상할 수 있다. '가니메데와 독수리'(맨 앞)와 '포토스'를 두루 돌아보는 관람객들. / 양수열 기자>
“세상에는 수많은 재앙이 있었지만, 이토록 후세에 많은 즐거움을 가져다준 재앙은 드물 것이다.” 1787년 3월 폼페이를 방문하고 독일의 문호 괴테는 이렇게 썼다. 그가 말한 재앙은 서기 79년 이탈리아 폼페이 베수비오 화산 폭발. 도시를 통째로 집어삼킨 끔찍한 비극이었지만, 도시는 그대로 화산재에 파묻혀 18세기 중반에야 극적으로 존재감을 알렸다. 폼페이는 고대 도시 로마와 고대인들의 삶을 상상하고 엿볼 수 있게 해주는 고대 유물의 보고(寶庫)다.쌀쌀한 겨울의 끝자락, 따뜻한 실내에서 잠시나마 2000년 전 고대 로마제국의 폼페이로 시간 여행을 해보는 건 어떨까. 오는 5월 6일까지 서울 여의도 ‘더현대 서울’의 복합 문화 공간 ALT.1에서 열리는 ‘폼페이 유물전-그대, 그곳에 있었다(이하 폼페이 유물전)’는 나폴리국립고고학박물관 소장품 중 폼페이 관련 조각상, 프레스코 벽화, 청동 조각, 도기, 장신구, 사람 캐스트 등을 서울로 옮겨 왔다. 전시에선 나폴리국립고고학박물관 소속 고고학자 마리아 루치아 자코가 엄선한 유물 127점을 만날 수 있다. 이 귀한 전시에서 눈여겨볼 만한 유물들과 함께 100배 즐기는 깨알 팁을 공개한다.
◇‘춤추는 마이나드’부터 ‘환상적인 벽화’까지
조선일보사와 나폴리국립고고학박물관, 전시 기획사 CCOC(씨씨오씨)가 공동 주최하는 이 전시는 ‘얼리버드’ 티켓만 10만장이 판매됐다. 개막 한 달째를 맞은 13일 현재 누적 관람객은 4만3000명. 다녀간 관람객들 사이에서 사랑받은 ‘유물 빅 5′는 무엇이었을까. ‘폼페이 유물전’ 도슨트들은 이번 전시의 메인 포스터를 장식한 ‘춤추는 마이나드’와 괴테가 매료됐다던 ‘걸이식 청동 등잔’ 그리고 ‘아프로디테 마리나’ ‘환상적인 건축 벽화’ ‘젊은 여성의 캐스트’ 등을 꼽았다.
<'폼페이 유물전:그대, 그곳에 있었다'전에서 관람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유물 '빅5'. 위부터 '춤추는 마이나드' '걸이식 청동 등잔' '아프로디테 마리나' '환상적인 건축 벽화' '젊은 여성의 캐스트'.>
‘마이나드’는 디오니소스를 따르는 여성 추종자를 가리키는 명칭. 황홀경에 빠져 격렬한 춤을 추는 모습으로 묘사된다. 프레스코 벽화인 ‘춤추는 마이나드’는 비칠 듯 얇은 드레스에 머리엔 화관을 쓰고, 왼손엔 솔방울 지팡이인 티르소스를, 오른손엔 탬버린을 든 모습이 여신 같기도, 요정 같기도 하다. 화산 폭발로 소멸한 도시에서 발굴된 밝고 아름다운 이미지의 작품이 비극적 상황과 대조를 이뤄 이번 전시 메인 포스터를 장식하게 됐다고. 춤추는 마이나드 옆엔 ‘왕좌에 앉아 있는 디오니소스’ 프레스코 벽화가 나란히 배치돼 있다. 한이준 도슨트는 “두 유물에서 두어 발자국 떨어져 보면 벽화 속 두 인물의 사랑이 이뤄지길 바라는 듯 조명이 하트 모양으로 비추는 게 관람 포인트”라고 했다.
<이번 전시의 메인 포스터를 장식한 프레스코 벽화 '춤추는 마이나드'(왼쪽)와 대리석상인 '젊은 디오니소스의 거대 두상'. / 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대형 프레스코 벽화 '에로틱한 장면이 그려진 벽'. 무게만 250kg에 달한다. / 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회반죽을 벽면에 바르고 마르기 전 채색해 완성하는 프레스코 벽화는 이번 전시의 감수와 오디오 가이드 해설을 맡은 미술사학자 양정무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가 가장 주목하는 것이기도 하다. 출입구와 천장을 제외하고 벽으로 둘러싼 아트리움 형태의 저택이 많았던 폼페이엔 이런 프레스코 벽화가 흔했다. 무게만 250kg에 달하는 대형 벽화 ‘에로틱한 장면이 그려진 벽’도 볼 만하지만, ‘환상적인 건축 벽화’라는 제목을 단 프레스코 벽화 두 개를 자세히 들여다볼 일이다. 원근법과 색으로 입체적 효과를 냈는데, 따지자면 요즘 유행하는 착시 현상 그림인 ‘트릭 아트’의 원조 격인 셈. 2000년이라는 시간을 건너온 프레스코 벽화를 통해 고대 그리스·로마의 회화가 어느 정도의 수준이었는지도 가늠할 수 있다.
◇여신 아프로디테는 ‘시스루 룩’의 원조?
‘원조’로 추정(?)되는 작품이 또 하나 있다. 바다에서 갓 나온 듯 몸에 착 달라붙는 얇은 튜닉(속옷에 가까운 기본적인 윗옷)에 하반신을 천으로 가린 대리석 조각상 ‘아프로디테 마리나’는 젊은 여성 관람객들 사이에서 ‘시스루(see through) 룩의 원조’란 애칭이 붙었다. 지난 13일 전시장에 온 임하나(22)씨는 “대리석에 피부가 비치는 듯 표현한 디테일이 놀랍다”면서 “이 작품만 보더라도 아프로디테는 그야말로 시스루 룩을 완벽히 소화한 여신”이라고 감탄했다. 그 옆엔 목욕 중 옷을 걸치지 않은 채 수줍어하는 또 다른 대리석상 ‘아프로디테 카피톨리나’가 있다. 아프로디테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사랑과 미의 여신으로 비너스라 불렸다. 아프로디테 카피톨리나는 다산과 풍요를 상징하듯 풍만한 몸매를 자랑한다.
<청동 조각상인 '춤추는 파우누스' 뒤편으로 여신 '아프로디테' 대리석상이 이어진다. / 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이를 중심으로 그리스·로마 신화 코스도 이어가 볼 만하다. 폼페이는 그리스 영향력 아래 있던 휴양 도시로 로마로 편입되며 그리스와 로마 문화가 공존했다. 그리스·로마 신화는 폼페이인들 삶에 파고들어 있었고, 폼페이인들은 도기나 화병뿐 아니라 정원의 장식품 하나에도 신화 이야기를 담았다. 크게 다섯 섹션 중 하나도 ‘그리스·로마 신화 속의 사랑’으로 구성했다. 관련 작품도 전시장 곳곳을 채우고 있는데 그리스·로마 신화를 즐겨 본 이들에게 인기다. 아프로디테 카피톨리나 맞은편엔 ‘가니메데와 독수리’가 있다. 동시대 인간들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존재로 묘사되곤 했던 젊은 트로이아 왕자 가니메데와 그에게 첫눈에 반해 그를 불멸의 존재로 삼았다는 제우스(주피터)의 이야기가 연결되는 작품. ‘포토스’ ‘젊은 디오니소스의 거대 두상’을 비롯해 승리의 여신 ‘니케’, 목축의 신 ‘파우누스’ 등도 조각상으로 만나볼 수 있다. 유리 전시관이 아닌 최소한의 거리에 관람 제한선만 두른 채 전시장에 나온 조각상들을 입체적으로 감상할 수 있는 게 이 전시의 ‘특혜’다. 전시 관계자는 “10년 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연 폼페이 유물전을 통해 한국 관람객들의 관람 수준을 높이 평가한 나폴리국립고고학박물관 측이 이번 전시에선 관람객들이 유물들을 보다 가까이에서 감상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고 했다.
◇포도주 마시고 목욕·낙서 즐겼던 폼페이인 겨울철에 포도주나 음료를 데워 마실 때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하는 청동 주전자 ‘사모바르’와 함께 포도주를 물에 섞을 때 사용한 그릇인 ‘종형 크라테르’, 주둥이가 넓은 항아리 ‘펠리케’ 등 도기도 비교해 살펴볼 수 있다. 신화 속 한 장면이나 연회, 풍경 등을 그려 넣은 도기는 초등학생들도 표면의 그림 보기가 수월한 높이에 있다. 도기 모양에 따른 종류와 그림 표현 기법인 ‘적회식’과 ‘흑회식’ 구별법도 안내해 일부 학생은 열공하는 분위기다. 그림이 적색으로 표현돼 있으면 적회식, 반대로 그림이 흑색으로 표현돼 있으면 흑회식이다. 전시에선 기원전 4세기 적회식 기법의 도기들이 주를 이루는 가운데, 적회식보다 오래된 기법인 기원전 6세기 흑회식 암포라도 있으니 찾아볼 것! 127점의 유물 중 가장 오래된 것이기도 하다.
<'폼페이 유물전'을 찾은 권도영(초4)군이 흑회식 기법의 '암포라'와 적회식 기법의 '기둥형 크라테르' 등을 비교하며 감상하고 있다. / 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또 하나는 폼페이에서 발견된 낙서들이다. 5개의 주제 전시 시작점마다 ‘감미로운 사랑의 도시 폼페이로 저를 데려가 주세요’ ‘만약 당신이 없다면, 나는 신이 되기보다는 그냥 소멸되겠어요’ 등 낙서의 문구가 프롤로그를 대신한다. 발굴이 현재진행형인 가운데 지금까지 폼페이에서 발견된 낙서는 약 1만1000개. “사소한 고백부터 의미 없는 내용까지, 고대 폼페이인들에게 담벼락 낙서는 지금의 소셜미디어 기능을 담당했을 것”이라는 게 한이준 도슨트의 해석이다. 이 전시의 부제가 된 ‘그대, 그곳에 있었다’도 폼페이 어느 담벼락에 쓰여 있던 ‘가이우스는 이곳에 있었다’에서 따왔다. 퇴근 후 공중목욕탕에 들렀다 귀가하는 게 일상이던 폼페이인들의 모습이나 은거울, 뼈로 만든 빗과 머리핀, 화장품 용기를 보면 당대인들의 삶은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전시품 중엔 관람객들의 시선을 강탈하는 ‘깨알 유물’이 하나 있다. 털을 뽑는 데 사용하는 고작 8cm짜리 ‘족집게’. 1세기 족집게 모양이 현대의 것과 똑같아 이를 발견한 관람객마다 신기하고 놀랍다는 반응을 보인다.
◇‘최후의 순간’으로 기록된 캐스트도
이 전시는 관람객들이 고대 화려한 도시가 남긴 유물의 아름다움에만 빠져 있게 두지 않는다. 고요하고 평화롭게만 보이던 베수비오산이 화산 폭발 전조 증상을 보이는 미디어 영상부턴 다시 ‘폼페이 최후의 날’을 소환한다. 이어 마지막 작품으로 전시된 ‘젊은 여성의 캐스트’는 강렬한 결말로 관람객을 데려간다. 캐스트는 석고 등으로 물체의 원형을 복원한 것. 폼페이 사람 캐스트는 가장 극적인 발굴 스토리를 가진 유물 중 하나다. 스토리는 이렇다. 1800년대 폼페이 발굴 책임자였던 이탈리아 고고학자 주세페 피오렐리는 굳어버린 화산재 속에서 사람이 발견되지 않은 것을 이상하게 여겼다. 화산재 속에 빈 층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아챈 뒤 구멍에 석고를 부어 화산 폭발 이후 시체마저 사라진 고대인의 형체를 복원해내기에 이른다. 그리고 마침내 발견한다. 그곳에 있던 고대인들의 최후를.
<몰입형 영상과 함께 전시된 '젊은 여성의 캐스트'. 서기 79년 폼페이 베수비오 화산 폭발로 최후를 맞이한 고대인을 20세기 초 발굴 과정에서 석고 캐스트로 복원한 것이다. / 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2000년 뒤 한 점의 작품으로 전시장에 나온 젊은 여성의 캐스트는 스크린 속 몰입형 영상으로 되살아나 우리에게 메시지를 전한다. 영원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전시장을 숙연하게 만드는 이 캐스트를 두고 도슨트들이 내놓는 엔딩 메시지도 다양하다. 채보미 도슨트는 고대부터 전해오는 두 개의 익숙한 라틴어 문장으로 해설을 마무리했다.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카르페 디엠(carpe diem)’. 죽음을 기억하라 그리고 현재에 충실하라!”
[ ‘그리스·로마 신화’ 읽고, 전시 안내서 ‘필참’ ]
알고 가면 좋을 ’폼페이 유물전’ 관람 꿀팁
<'아프로디테 카피톨리나' 대리석상 앞에서 전시 해설을 듣고 있는 관람객들. 도슨트 해설은 평일 세차례 진행된다. / 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알고 가면 아는 만큼 보이는 법. 폼페이 유물전 관련 후기마다 “만화로 읽는 ‘그리스·로마 신화’나 영화 ‘폼페이: 최후의 날’ 짤(짧은 영상)이라도 보고 가시라”는 등 배경지식을 강조한 구절이 눈에 띈다. 예습 못 했다면 매표소에서 배부하는 전시 안내서는 꼭 챙길 것! 폼페이 지진 발생 시점부터 베수비오 화산 폭발, 도시 파괴, 매몰 과정을 담은 표와 함께 그리스·로마 신화 속 신들의 이름과 특징이 학습지처럼 쉽게 정리돼 있다.
도슨트 해설은 별도 예약 없이 평일 오전 11시와 오후 2·4시에 시작한다. 해설을 듣는 관람객 수가 그때그때 달라지기에 눈치 게임이 심하다. “오후 4시 해설이 그나마 여유롭다”고 현장 스태프는 말한다. 이 전시의 감수를 맡은 양정무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가 해설한 오디오 가이드(대여료 3000원)를 대여해 나 홀로 감상하는 것도 방법이다. 양 교수가 주요 작품을 쉽고 친근한 어조로 설명한다. 스마트폰으로 현대백화점그룹 통합 멤버십인 ‘H.Point’ 앱 내 ‘사운드 갤러리’를 통해 오디오 가이드의 일부 해설을 무료로 들을 수 있다.
전시는 5월 6일까지다. 월~목요일은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8시까지, 금~일요일은 오후 8시 30분까지 운영한다. 관람료는 성인 2만원, 어린이와 청소년은 1만5000원. 관람 시 2시간 무료 주차. 조선일보 독자라면 ‘아무튼, 주말’ 지면에 실린 ‘독자 50% 할인 쿠폰’을 오려갈 것. 전시장 매표소에 제시하면 1인 4장까지 50% 할인가에 폼페이 유물전을 관람할 수 있다. 전시장 내에선 ‘사진 촬영 허용’이라고 표시된 작품에서만 사진 촬영이 가능하다.<조선일보 박근희 기자>
<폼페이 유물전 관람>
◆ 언제 : 2024.02.18(일) 오후 ◆ 어디 : 5호선 여의나루역 The HYUNDAI seoul 6층 ◆ 누구랑 : 혼자서 ◆ 요금 : 관람료 (10,000원/65세 이상), Auido guide 대여료(3,000원) ◆ 관람 순서 : 대기줄에서 전화번호 입력 → ticketing → 대기(휴일 기준 약 1시간 waiting) → 입장 카톡문자 수신 → ticketing장소로 가서 Audio guide 대여(3,000원 / 신분증 맡김) → 입장/ 관람후 audio guide 반납
5호선 여의나루에서 하차하여 1번출구로 나와 The HYUNDAI seoul 6층으로 올라갔다
대기줄에서 전화번호를 입력한후 티켓을 구매하기 위해 줄서 있다
티켓팅 후 대기하면서 이곳 저곳 둘러본다
통로에 세워져 있는 배너
티케팅할때 받은 팜프렛을 찍어 보았다
▲ 입장해서 관람하며
위 사진 설명. 우측에 있는 이어폰은 그곳에 가면 자동적으로 대여한 audio guide에서 설명이 나온다
[Table Talk] 외상도, 공짜 배달도 되는 ‘코로나 청정시장’… “대형마트보다 훨씬 낫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재래시장을 가다’
<서울 도봉구 방학동 도깨비시장 상인들이 13일 고객에게 인사하고 있다. 시장 상인회는 ‘주민이 주인공인 방 학동 도깨비시장’이라는 슬로건을 내거는 등 지역 상생 모델로 활로를 찾았다. 코로나 위기에도 작년 시장 매출은 2019년 대비 24% 올랐다. /이태경 기자>
12일 오후 5시 서울 도봉구 방학동 도깨비시장은 저녁 장을 보러 온 사람들로 붐볐다. 코로나 확산 속에 강추위와 눈까지 내려 길이 미끄러운데도 지역 주민들은 장바구니 들고 도깨비시장으로 향했다. 방학 2동에 사는 주부 박지향(56)씨는 “여기는 코로나 청정시장”이라며 “상인과 동네 사람들이 함께 일주일 내내, 하루 서너 번씩 소독한다”고 했다. 주부 이미애(51)씨는 “단골은 외상도 되고 공짜 배달도 해주고 대형마트보다 훨씬 낫다”고 했다.
하지만 2년 전만 해도 도깨비시장의 분위기는 지금과 딴판이었다. 동해야채 주인 윤종순(67)씨는 “하루에 몇 번씩 손님과 시장 상인하고 싸움이 났고, 손님이 적으니 장사가 안 돼 상인들은 울상이었다”며 “지금은 천지개벽했다”고 했다. 지난 2년 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도깨비시장 주인은 주민”
방학2동 통장협의회 김경희(61) 회장은 “2019년 이전에는 가게에 가격 표시가 없었고, 손님들이 물건값 물어보면 상인들이 신경질을 내고 대꾸도 안 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했다. 폭 4m 정도의 시장 통로는 상인들이 물건을 경쟁적으로 진열한 탓에 통행이 어려울 정도로 비좁아졌다. 신용카드 결제는커녕 지역사랑·온누리상품권을 받지 않는 가게도 많았다. 손님들이 인근 대형마트로 발길을 돌리면서 시장은 갈수록 썰렁해졌다.
시장 상인회는 “이대로 가다간 다 망한다”며 대책회의에 들어갔다. 박광근(75) 도깨비시장 육성사업단장은 “주민과 상인 사이에 공동체 의식이 전혀 없었다”며 “서로 신뢰를 회복하는 게 급했다”고 했다. 상인회는 우선 ‘주·주·방’이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주민이 주인공인 방학동 도깨비시장’이란 뜻이다. 지역 주민자치회·통장협의회 등을 찾아 다니며 “시장을 한 번 살려주세요”라고 부탁했다. 그 첫 결실이 2019년 10월 시장 입구에서 열린 ‘모모모(모두 모두 모여 하나되는) 가을축제’였다. 원래는 도깨비시장과 상관없는 지역 행사였는데, 시장 상인과 지역 주민이 한 데 뭉쳐 처음 열리게 됐다.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111m 김밥 만들기였다. 시장 입구에서부터 주민센터 방향으로 테이블을 일렬로 늘어 세운 뒤 상인과 주민 1000여명이 한데 섞여 어른 팔뚝 굵기의 길이 111m 짜리 김밥을 말았다. 재료는 시장 상인회에서 제공했다. 윤윤숙(61) 당시 주민자치회장은 “서로 등지고 있던 주민과 상인이 마주 보며 김밥 같이 만들고 나눠 먹으니까 금방 친해졌다”고 했다. 주민·상인 합동으로 이웃돕기에도 나섰다. 추석에 시장 상인들이 사랑의 도시락을 만들면 통장 등 주민들이 지역 내 어르신에게 배달하는 식이다.
<2019년 10월 방학동 도깨비시장 상인과 지역 주민이 함께 '모모모(모두 모두 모여 하나되는) 가을축제'를 열었다. 사진은 상인과 주민 1000여명이 길이 111m 김밥을 만드는 모습. /방학동 도깨비시장>
◇백화점 인사로 손님 대접
지난 13일 오전 11시 도깨비시장에는 동요 ‘도깨비나라’를 개사한 로고송이 울려 퍼졌다. “이상하고 아름다운 도깨비시장, 상품 좋고 가격 좋은 도깨비시장…”. 이후 스피커에서 “인사 연습을 하겠습니다”는 안내 방송이 나왔다. 장사 개시를 준비하던 상인들이 매장 앞에 나와 양쪽으로 늘어서더니 안내 방송에 따라 큰 소리로 외쳤다. “어서 오십시오” “네, 잘 알겠습니다” “죄송합니다만” “잠시만 기다려 주시겠습니까” “감사합니다” “안녕히 가십시오” “또 오십시오!” 상인들은 인사를 할 때마다 허리를 90도로 숙였다.
이런 인사 연습은 2019년 12월부터 시작됐다. ‘기본으로 돌아가자’는 상인들의 캠페인이었다. 감창희(52) 상인회장은 “처음에는 입만 달싹달싹하는 상인들이 많았다”며 “그런데 자꾸 하다 보니 손님 보면 ‘어서 오십시오’가 자동으로 나오더라”고 했다.
시장 상인회는 친절, 위생·청결, 결제수단 다 받기 등 월별로 주제를 바꿔가며 캠페인을 열었다. 원산지·가격 표시제도 실시했다. 시장을 찾은 손님에게 개선할 점을 물어보고, 직접 우수점포를 뽑게 했다. 상인들끼리 상품 진열을 조금씩 양보하면서 시장통로가 4m로 넓어지자 손님들이 더 편하게 물건을 사게 됐다.
◇코로나 위기에도 매출 24% 상승
상인들의 노력에 주민들은 다시 시장을 찾기 시작했다. 하루 평균 시장 방문객 수가 2019년 3만8000명에서 지난해엔 4만 명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월평균 매출은 30억5000만원에서 40억2000만원으로 24% 올랐다. 요새 시장에는 대(代)를 이어 장사하는 30·40대 상인이 늘고, 고객들도 점점 더 젊어지고 있다고 한다.
작년 초 코로나 위기가 닥치자 지역 주민들이 먼저 나서서 시장 지키기에 나섰다. 통장들이 상인들과 합심해 시장 방역 활동을 하고, 손님들을 상대로 “도깨비시장은 코로나에 안전하다”고 홍보도 했다. 박광근 단장은 “최근 20·30대 고객이 전보다 많아졌다”며 “이들을 사로잡기 위한 온라인 쇼핑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에 유배 중이던 추사 김정희는 1844년 제자 이상적을 위해 ‘세한도’(歲寒圖·국보 제180호)를 그렸다. 이상적은 연경(베이징)에서 구한 귀한 서책을 몇 번이고 스승에게 보냈다. 김정희는 자신의 달라진 처지와 관계 없이 변함없는 의리를 보여주는 제자를 보며 ‘추운 겨울이 되고서야 소나무와 잣나무가 시들지 않는 걸 알게 된다(歲寒然後知松柏之後凋)’고 한 ‘논어(論語)’의 글귀를 떠올렸다.
마른 붓으로 황량한 들판 위 초라한 초가집과 소나무, 잣나무를 거칠게 그려넣은 세한도엔 김정희의 ‘세한(歲寒)’이 담겼다. 세한은 설 전후 혹독한 추위, 인생의 시련과 고난을 말한다.
김정희의 세한도는 ‘무가지보(無價之寶)’ 즉, 값을 매길 수 없는 귀한 보물이라는 찬사를 받아왔다. 지난해 손창근 선생은 대를 이어 소장해온 세한도를 아무런 조건 없이 국가에 기증했다. 지난달 금관문화훈장을 수훈한 그는 “힘든 겨울에도 우뚝 선 세한도의 소나무와 잣나무처럼 우리 모두 이 힘든 겨울을 이겨내고 따듯한 봄날을 맞이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새해를 시작하며 세한도 속 소나무와 잣나무를 떠올렸다. 오랜 세월을 지나 국민의 품에 안긴 김정희의 그림을 생각했다. 한겨울에도 푸른 소나무·잣나무 숲으로 직접 떠나고 싶어졌다. 따뜻한 봄날을 기다리며, 2021년을 시작하며 걷기 좋은 숲을 찾았다.
◇한겨울 설경(雪景)보다 소나무 숲
대관령의 겨울은 설경(雪景)이 전부인 줄 알았는데 '대관령 소나무 숲'을 걸으며 생각이 바뀌었다. '추운 겨울이 되고서야 소나무와 잣나무가 시들지 않는 걸 알게 된다'는 말이 생각났다. 100년을 가꾼 울창한 금강소나무 숲은 축구장 571개 규모다. /최병준 영상미디어 객원기자
대관령의 겨울은 설경(雪景)이 전부라고 생각했다. 100년 된 거대한 소나무 숲이 말했다. 겨울에 더 푸른 대관령의 비경(秘景)을 놓쳐선 안 된다고. 곡선 도로가 굽이굽이 이어지는 대관령 옛길을 차로 달려 강릉 성산면 어흘리로 향했다. 대관령 소나무숲이 기다리는 곳이다. 대관령 동쪽 해발 200~1170m에 1922년에서 1928년까지 소나무 종자를 직접 뿌려 만든 소나무숲이다. 면적 400만㎡, 축구장 571개 규모다. 소나무 중에서도 금강소나무를 심었다. 예부터 궁궐 등의 건축재로 쓰이는 금강소나무는 줄기가 붉고 하늘을 향해 곧게 자라는 게 특징이다. 쭉쭉 뻗은 키 큰 소나무의 붉은 줄기가 이채롭다. 금강소나무 일부는 문화재 복원용으로 보호 관리되고 있다.
100년 숲답게 울창한 소나무 숲은 세한(歲寒)에도 푸르기만 하다. 푸른 소나무 사이로 숲길이 나 있다. 대관령 소나무숲을 순환하는 6.3㎞ 숲길이다. 어흘리 주차장에서 출발해 삼포암을 지나 솔숲교, 대통령쉼터, 전망대, 풍욕대 등을 지난다. 숲길은 한적하다. 이따금 대관령의 강한 바람이 숲을 흔들어댈 뿐이다.
거대한 소나무 숲에 압도되는 기분이다. 계절을 잊을 만큼 푸른 소나무의 향연을 대관령 소나무 숲에서 즐겼다. /최병준 영상미디어 객원기자
때로는 거대한 숲에 압도되기도 하지만 묵묵히 걷다 보면 마음이 차분해진다. 공기도 상쾌하다. 대통령쉼터, 전망대, 풍욕대는 쉬어가기 좋다. 전망대에선 멀리 동해가 보인다. 노무현 전 대통령 내외가 다녀간 대통령쉼터는 소나무로 에워싸여 아늑하기까지 하다. 계절을 잊을 만큼 푸른 소나무의 향연을 두 눈 가득 즐길 수 있다.
산자락에 만든 숲길은 가파른 경사가 자주 반복된다. 산책보다는 산행 준비를 하는 게 좋다. 대관령의 추위도 우습게 봐선 안 된다. 방한과 보온에 유의할 것. 대관령 소나무숲은 대관령자연휴양림, 대관령치유의숲과 연결된다. 대관령 자락의 푸른 소나무 숲을 좀 더 만끽하고 싶다면 함께 걸어봐도 좋다.
100년이 넘은 울창한 금강소나무 숲 사이로 화진포 호수가 보인다. 강원도 고성 화진포를 둘러싼 화진포 금강소나무 숲은 호수와 바다와 어우러져 색다르다. /최병준 영상미디어 객원기자
강원도 고성 화진포는 강 하구와 바다가 맞닿은 곳에 만들어진 석호(潟湖)다. 둘레 16㎞, 동해안에서 가장 큰 자연 호수다. 고성에서도 북쪽으로 한참을 달려야 하는 화진포로 향한 건 이 호수를 둘러싼 4만㎡ 규모의 소나무숲 때문이다. 100년 이상 된 울창한 금강소나무 숲이 화진포 호수, 해변과 어우러져 있다. 한쪽은 푸른 바다, 한쪽은 꽁꽁 언 호수가 바라보이는 화진포 금강 소나무숲을 걷는다. 파란 하늘까지 더해지니 소나무 숲이 더 푸르다.
화진포 금강소나무숲은 화진포 둘레길과 화진포 해맞이숲길로 이어진다. 거진 해맞이공원에서 응봉 숲길, 화진포 소나무숲 산림욕장, 화진포 해변 솔밭으로 이어지는 약 4.3㎞ 구간이 가장 인기다. 산과 바다, 호수를 오가며 전망을 즐기는 숲길이다. 일출 포인트이자 전망이 좋은 응봉 숲길은 피톤치드 발생량이 일반 숲길의 3~5배로 피톤치드 샤워를 즐기기 좋다고 알려졌다. 화진포 해변 솔밭은 편평한 데다 바닥에 야자매트를 깔아서 어르신들도 소나무숲 산책을 편하게 즐길 수 있다.
소나무숲을 가로지르는 화진포콘도 진입로는 손꼽히는 사진 명소다. 화진포 금강소나무숲을 배경 삼아 누구라도 인생 사진을 남길 수 있다. 숲길 따라 이승만 별장, 이기붕 별장, 화진포의성(옛 김일성 별장) 등 옛 권력자들이 휴양을 위해 찾았던 건물도 만난다. 화진포생태박물관, 화진포해양박물관 등도 볼거리다.
목포 고하도 이충무공유적지 곰솔 숲. /목포시
고하도는 전남 목포 앞바다에 떠 있는 반달 모양의 작은 섬이다. 목포대교와 연결돼 차로 갈 수 있지만 목포해상케이블카를 타고 가는 경우가 더 흔하다. 용오름둘레길과 해안데크, 고하도 전망대 말고도 충무공 이순신의 흔적을 만날 수 있다. 1597년 명량대첩에서 승리한 이순신 장군은 106일간 이곳에 머물며 조선 수군을 정비했다. 고하도에는 이를 기념하는 이충무공유적지가 있다.
이충무공유적지 일대는 500년 된 소나무가 3만㎡ 군락을 이루고 있다. 고하도 곰솔숲이다. 곰솔은 해변에 주로 자라는 해송(海松)을 말한다. 껍질이 까맣고 유연한 자태를 뽐낸다. 고하도 곰솔숲은 전라남도가 2021년 방문해야 할 명품숲으로 선정한 곳이기도 하다. 한적하면서도 운치 있는 소나무숲은 조용히 산책을 하기도 사색을 즐기기도 좋다. 겨울에 더 푸른 소나무 숲도 아름답지만 목포8경으로 꼽히는 ‘고도설송’(高島雪松·눈 쌓인 고하도의 소나무)도 기대된다.
◇잣나무 숲의 비밀
겨울이 오고 눈이 내려도 잣나무 숲은 푸르기만 하다. 가평 축령산 자락에 조성된 80년 된 잣나무 숲을 만나는 경기도잣향기푸른숲. /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소나무가 무성하니 잣나무가 기뻐한다’는 말처럼 소나무와 잣나무는 닮은 점이 많지만 다른 점도 많다. 경기도 가평 경기도잣향기푸른숲에서 직접 그 차이를 확인하기로 했다. 축령산과 서리산 자락 해발 450~600m에 조성된 잣나무 숲의 면적은 153만㎡. 1930년대 조림된 80년 수령의 잣나무 5만여 그루가 자란다. 잣나무 숲엔 며칠 전 내린 눈이 그대로 쌓여 있었다. 그 덕에 잣나무가 더 푸르게 보였다.
산악 지형을 그대로 활용한 곳이라 입구에선 잣나무 숲의 규모가 가늠이 되질 않는다. 5개의 탐방로 중 하나를 선택해 숲으로 걸어들어가면 그 진가가 드러난다. 산악 지형이라고 해서 경사가 매우 급하거나 힘들진 않다. 유치원생부터 성인까지 자신에게 맞는 수준별 코스를 고르면 된다.
추위에 꽁꽁 얼어버린 경기도잣향기푸른숲의 사방댐. 멀리 보이는 잣나무 숲은 여전히 푸르다. /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임도를 따라 곧게 뻗은 잣나무 사이를 걸었다. 잣나무 숲을 굽이굽이 돌아가는 길이다. 소나무와 비슷해 보이던 잣나무의 차이점이 서서히 눈에 들어온다. 소나무의 껍질이 적갈색, 흑색인 것과 달리 잣나무는 회갈색, 회백색을 띠었다. 껍질도 크게 갈라지지 않는 편. 잣나무에서 툭 하고 ‘잣송’이 떨어졌다. 잣나무 열매다. 어른 주먹만 하다. 솔방울에 비하면 잣송이가 4~5배 크다. 잎도 다르다. 소나무는 바늘잎이 2개씩, 잣나무는 5개씩 난다. 가지도 더 많다. 추운 겨울 더 푸른 잣나무 숲의 비밀을 알게 된 것 같다.
사방댐에 올라 잣나무 숲을 내려다봤다. 산사태나 홍수를 막기 위해 만든 댐은 추위로 호수는 꽁꽁 얼어버렸어도 탁 트인 전망을 즐길 수 있다. 걸을 때마다 뽀드득거리는 발자국 소리뿐 잣나무 숲은 적막하기까지 하다. 넓은 데다 한적하다. 걷거나 생각을 정리하거나 멍 때리기 좋은 숲. 잣나무 숲의 상쾌한 공기는 덤이다. 월요일 휴무, 오전 9시에서 오후 5시까지. 입장료 성인 1000원, 어린이 300원.
국내 최대 규모의 잣나무 군락이 펼쳐지는 홍천 가리산 잣나무 숲. /산림청
강원도 홍천 가리산에는 국유림 명품숲으로 지정된 국내 최대 잣나무 숲이 있다. 가리산 산림경영단지가 있는 화촌면 풍천리 일대 홍천 가리산 잣나무 명품숲이다. 1937년에 최초로 잣나무를 식재하기 시작해 1974~76년 잣나무를 집중적으로 조림한 잣나무 숲의 전체 면적은 1800만㎡다. 잣나무 숲엔 40년 이상의 아름드리 나무가 가득하다. 잣나무 숲이 아무리 넓다한들 숲길이나 편의시설 등을 만들거나 숲 전체를 개방하는 숲이 아니라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이 때문에 때 묻지 않은 비밀의 숲을 만나는 다.
가리산 잣나무 명품숲을 돌아보는 코스는 2가지다. 첫째는 가리산 산림경영단지의 임도를 따라 걷다가 전망대에서 출발점으로 돌아오는 왕복 8㎞ 도보 코스다. 임도 특성상 완만하고 걷기 편하다. 전망대에서 조망하는 잣나무 숲 장관이 일품이다. 출발점은 화촌면 풍천리 산 77-32번지다. 코스 중에 가리산유아숲체험원이 있으나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개방하지 않는다.
둘째는 차량으로 80년 된 잣나무숲을 탐방하는 왕복 9㎞ 코스다. 차량은 사륜구동 차량만 통행 가능하다. 출발점은 화촌면 풍천리 229-1번지다. 풍천리 227-1로 이동해 500m, 북방·성동 방면 우회전해 500m, 풍천리 방면 임도로 진입하면 1937년 가리산에 최초로 조성된 잣나무 대경재가 나온다. 산불조심 기간(봄 2월 1일~5월 15일, 가을 11월 1일~12월 15일)에는 입산이 통제된다. 북부지방산림청 홍천국유림관리사무소(033-439-5570)로 입산 가능 여부를 확인한 뒤 이용하는 게 좋다.
가리산 정상으로 가는 등산 코스에도 잣나무 군락지가 있다. 가리산 겨울 산행 중에 만나는 푸른 잣나무 숲이 색다르다. 출발지는 가리산자연휴양림이다.
잣나무 산림욕을 즐길 수 있는 서울 호암산 '호암늘솔길'. 야간에도 조명이 설치돼 걷기 좋다. /금천구
멀리 떠날 필요 없이 동네 뒷산에서 만나는 잣나무 숲도 있다. 서울 금천구 호암산엔 걷기 좋은 호암늘솔길이 있다. 호압사 주차장에서 호암산 폭포로 이어지는 1.2㎞ 숲길이다. 호암산 잣나무 산림욕장은 이 숲길의 필수 코스다. 5만㎡ 잣나무 군락에서 온몸으로 피톤치드와 음이온을 마시고 스트레스를 날릴 수 있다. 딱히 뭘 하지 않아도 괜찮다. 가만히 잣나무 숲에 앉아 시간을 보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된다. 야간 조명이 설치돼 밤에도 산책하기 좋다.